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최근 석 달 새 5000억원에 육박하는 전차용 엔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국산 전차의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일 튀르키예(옛 터키)의 방산업체 베메제(BMC)와 1500마력급 전차용 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총 3131억원이다. 엔진은 두 차례에 나눠 공급된다. 1차 물량 1102억원어치는 2023~2025년, 2차 물량 2029억원어치는 2028~2030년 납품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전차 엔진을 단독으로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납품하는 전차 엔진은 베메제가 생산하는 알타이전차에 장착된다. 알타이전차는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 설계 기술을 전수받아 개발된 튀르키예의 차세대 주력 전차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에도 현대로템과 1830억원 규모의 전차용 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엔진은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수출하는 K-2 전차에 장착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석 달 새 두 차례 계약으로 4961억원어치 일감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전차용 엔진 등 방산 매출은 갈수록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미국은 최근 각각 주력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유럽 각국도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공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전차 엔진 수출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 각국의 전차 공백을 K-2 전차 등 국산 전차가 메운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