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밥벌이는 할 수 있을까.’ 열세 살 때부터 보육원(아동양육시설)에서 자란 이희망 씨(24)는 항상 이런 걱정을 안고 살았다. 그가 자립의 꿈과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1월 ‘삼성희망디딤돌’ 센터에 입주한 뒤다. 주거 걱정을 뒤로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며 공부를 시작했다. 이씨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2일 이씨와 같은 ‘나 홀로 청소년’의 자립 준비를 돕기 위해 삼성희망디딤돌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남 순천시에서 개소한 삼성희망디딤돌 전남센터를 시작으로 올해에만 세 곳의 센터가 문을 연다.
삼성희망디딤돌은 삼성,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운영하는 청소년 교육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이다. 최대 2년간 주거 공간과 교육을 제공한다. 삼성 관계자는 “아동양육시설·공동생활가정·위탁가정 등에서 지내는 청소년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돼 주거 문제 등 어려움을 겪는다”며 “그 인원이 매년 2400여 명에 달해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삼성희망디딤돌센터에서 희망을 찾은 청소년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달부터 삼성전자가 만 29세 이하 미취업자 중 4년제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교육도 받고 있다. 주거 문제 해결에 이어 취업 준비까지 삼성이 도와주는 것이다.
삼성희망디딤돌센터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은 기존 부산·대구·강원·광주·경남·충남·전북·경기센터에 이어 올 상반기 목포시에 전남센터를 추가로 마련한다. 오는 11월엔 청주시에 충북센터를 세운다. 2016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으로 자립 준비, 자립 체험 등을 지원받은 청소년은 지난해까지 총 1만6760명에 이른다. 각 지역에 들어선 삼성희망디딤돌센터는 자립 준비 청년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모이는 ‘허브’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 지역 개인이나 단체, 기업이 센터를 찾아 생필품과 학비, 생활비를 지원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삼성은 이날부터 네이버에서 보육원 퇴소를 앞둔 청소년이 삼성희망디딤돌센터에서 희망을 찾는 과정을 담은 웹툰을 연재했다. 자립 준비 청년에 대한 관심과 공감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삼성희망디딤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나눔’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특별복권 직후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