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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가 지난해 4분기 매출 감소에도 주가가 급등했다. 강한 비용 절감 의지와 자사주 매입 발표가 강력한 호재였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은 효율성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경쟁 심화 등 악조건 속에서도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데다 1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것도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페이스북 사용자 20억 명 돌파
메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321억6500만달러(약 39조원)를 기록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3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은 46억52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5%가량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166억달러로 1년 전보다 1% 줄었다. 2012년 상장 이후 첫 역성장이다.
시장은 4분기 매출이 예상(리피니티브 집계 기준 315억3000만달러)보다 높았다는 점에 크게 반응했다. 메타 주가는 이날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20% 급등했다. 틱톡과의 경쟁 심화, 애플의 사생활 보호 강화 조치에 따른 맞춤형 광고 타격에도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은 작년 4분기 일일활성사용자(DAU) 수가 처음으로 20억 명을 돌파하는 신기록도 세웠다. 1년 전보다 7000만 명 넘게 늘어났다. 저커버그 CEO는 “사용자들이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AI) 디스커버리 엔진’과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릴스가 사용자를 늘린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효율성의 해”무엇보다 저커버그 CEO가 비용 감축 의지를 강조한 것이 호재였다. 그간 투자자들은 메타가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메타버스 사업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메타는 올해 전체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을 기존 전망(940억~1000억달러)보다 줄어든 890억~950억달러로 예상했다.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을 절감하는 등 설비투자도 축소한다고 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성명에서 “올해는 효율성의 해”라며 “보다 강력하고 민첩한 조직이 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는 1분기 예상 매출을 최대 285억달러로 제시했다. 리피니티브가 조사한 시장 전망치(271억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메타는 4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내놨다.
다만 메타가 주력하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은 여전히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는 2021년 말 메타버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며 사명을 기존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꿨다. 하지만 이날 실적 발표에 따르면 메타버스 사업을 총괄하는 리얼리티랩스는 지난해 137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21억6000만달러)의 6배가 넘는 손해를 본 것이다.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의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리얼리티랩스 매출은 전년 대비 5%가량 감소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