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남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꼽혔던 서울 서초동 삼풍아파트(사진)가 재건축을 추진한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풍아파트는 소유주들을 모아 오는 19일 재건축 추진위원회 창립총회를 연다. 현재까지 창립총회에 참석 의사를 밝힌 소유주는 350명 정도다.
삼풍아파트는 지상 5~9층 24개 동 총 2390가구 대단지다. 1988년 준공돼 올해로 35년 차다. 일단 재건축 가능 최소 연한인 ‘준공 후 30년’은 넘겼다. 전용면적 79~165㎡로 중대형 면적 가구가 많은 편이다.
이 단지는 1988년 준공 당시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압구정 현대아파트,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와 함께 ‘강남 3대 고급 아파트’로 꼽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현재 이 단지의 전용면적 165㎡짜리 한 채를 소유한 것이 공직자 재산공개를 통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강남 한복판에 자리잡은 만큼 입지 장점은 적지 않다.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고등법원 등 서초 법조타운과 강남 업무지구가 가깝다. 단지 반경 600m 거리에 지하철 9호선 사평역과 2·3호선 교대역이 있다. 고속버스터미널역과 강남역도 1㎞ 정도 거리로 가깝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용 79㎡(9층)가 지난달 11일 2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5월 같은 면적 13층 매물이 27억9000만원에 팔렸다. 부동산 시장 침체를 반영한 시세 하락으로 풀이된다.
‘대단지 상급지 재건축’이라는 장점 때문에 정비업계 관심은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용적률이다. 현재 삼풍아파트 용적률은 221%로 최고 높이는 15층이다. 통상 정비업계에서는 아파트 용적률이 180%를 넘지 않아야 재건축 사업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등을 통한 용적률 상향이 이뤄져야 정상적 재건축 추진이 가능할 전망이다. 통합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연내 안전진단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주요 건설사를 대상으로 시공사 선정 관련 설명회를 열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