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탐지기 취미 즐기다 '횡재'…英 튜더왕가 목걸이 가치는?

입력 2023-02-02 14:14
수정 2023-02-02 14:15

영국에서 16세기 튜더 왕가의 헨리 8세와 왕비 이니셜이 새겨진 금목걸이가 일반 시민의 금속탐지기로 발견돼 화제다.

31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는 영국 중남부 워릭셔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찰리 클라크(35)씨가 들판에서 금속탐지기로 16세기 튜더 왕가의 헨리 8세와 왕비 이니셜이 새겨진 금목걸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클라크는 금속탐지기로 보물을 찾던 중 헨리 8세(1491~1547)와 첫 아내 ‘아라곤의 캐서린’의 상징이 장식된 23캐럿 무게의 금목걸이를 우연히 발견했다. 이 물건은 금속탐지기 보물 사냥꾼들이 찾은 다른 1000여 점과 함께 보물로 분류됐다.

클라크씨는 “어려서 ‘카리브해의 해적’ 같은 영화를 본 뒤 보물찾기에 꽂혔다”며 “금속탐지기로 6개월 동안 보물을 찾아 나선 끝에 2009년 12월 금목걸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큐레이터들은 “처음에는 이 금목걸이가 진짜라고 하기엔 상태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분석 결과 근래 영국에서 발견된 르네상스 물건 중에서는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대영박물관의 르네상스 유럽 큐레이터인 레이철 킹은 “이 금목걸이는 매우 화려하고 무겁고 중요해 보인다. 이런 작품은 거의 없었다. 그리하여 이것이 헨리 8세가 소유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목걸이는 대부분 고순도지만 구성 요소들은 상당히 엉성해 마상 창 시합이나 궁정 연회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대영박물관 등 몇몇 박물관이 이 금목걸이 구매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전문가들은 금목걸이의 가격을 매기는 것은 꺼리고 있지만,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이상으로 평가될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한편 영국에는 금속탐지기로 보물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4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 제정된 영국 보물법(Treasure Act) 상 보물일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발견한 사람은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보물은 성분 10% 이상이 귀금속이고 최소 300년이 넘은 동전 외의 금속 물체이며 보물로 분류되면, 독립적인 가치 평가를 거쳐 박물관들이 이를 구매할 수 있다. 수익금은 보통 발견자와 땅 소유자가 나눠 가지게 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