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가격 인하 ‘치킨 게임’에 뛰어들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GM은 대신 전기차 공급망 강화를 위해 리튬아메리카스에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리 배라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31일(현지시간)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신모델에 대한 수요가 강하고 가격 책정도 매우 적절했다”며 전기차 가격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미국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인하해 판매량을 끌어올린 가운데 전날 포드도 주력 전기차 모델 가격을 낮춰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
하지만 GM은 이날 가격 인하 발표 대신 캐나다 리튬 광산업체인 리튬아메리카스에 대한 6억5000만달러(약 8004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GM의 배터리 소재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로 리튬아메리카스가 생산을 확대하면 GM은 연간 1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의 리튬을 확보하게 된다. 배라 회장은 “북미 자유무역협정(FTA) 국가 기업으로부터 주요 전기차 부품을 직접 조달함으로써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 관리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라 회장은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북미 전기차 생산량이 4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추가 건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GM은 이날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GM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3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의 전망치(406억5000만달러)도 웃돈 수치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20억달러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