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청약 시장의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일부 단지는 80가구 모집에 단 3명만 접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1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0.3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12.6대 1)에 비해 큰폭으로 떨어졌다.
청약 미달률도 증가세다. 지난해 1월 0.8%에 불과했던 청약 미달률은 지난해 11월 28.6%, 12월 54.7%로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73.8%에 달했다. 청약 미달률이란 청약 미달 가구수를 전체 공급 가구수로 나눈 수치다.
개별 단지의 청약 성적은 더 처참하다. 충남 서산 해미면에 짓는 ‘서산 해미 아이에듀타운’(80가구)는 총 80가구를 일반에 공급했지만, 1순위 청약에 단 한 명만 신청했다. 2순위 청약에도 2명만 신청하면서 청약 미달률은 96.2%를 기록했다.
전북 익산 부송동에 공급되는 ‘익산 부송 데시앙’(745가구)은 727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120명만 접수하면서 83.5%의 청약 미달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은 0.2대 1에 그쳤다.
수도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 양주 덕계동에 조성되는 ‘양주회천지구 대광로제비앙2차’(526가구)는 총 266가구 모집에 213명이 신청했다. 청약 미달률은 19.9%로, 평균 경쟁률은 0.8대 1이었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서 분양한 ‘송도역 경남아너스빌’(218가구)의 경우 총 94가구 모집에 62명만 신청해 청약 미달률이 34%를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작년 원자재값과 공사비가 오르며 분양가는 인상됐지만 집값은 되레 떨어져 신규 분양가가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중도금 대출 규제와 전매제한 완화 등 지난달 나온 청약 관련 정책이 청약 수요를 회복시킬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