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미국 증시는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개별 기업 실적 발표를 반영하며 상승 마감했다. 1일 국내 증시는 FOMC 경계심리 속 SK하이닉스 등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를 소화하며 종목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증시 기업 실적별 종목 장세 전망MSCI 한국 지수 ETF는 -0.79%, MSCI 신흥 지수 ETF는 -0.24%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32.48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1일 원달러 환율은 0.4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0.2%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전일 삼성전자 실적 컨퍼런스 콜 영향으로 조정폭을 키웠으나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적 기대와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 기대감으로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외국인 수급 유입과 원달러 환율 안정 효과는 증시를 지탱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FOMC 경계심리 속 개별 실적 결과를 소화하며 종목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아모레퍼시픽, 삼성물산 등 개별 실적 이슈를 소화해가면서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국 증시 안정세와 더불어 전일 발표된 중국 PMI 지표의 호전은 증시 안정에 도움을 줄 전망"이라며 "다만 코스피지수 2500선에 대한 부담과 삼성전자 감산 실망, FOMC 부담 등으로 당분간 2400~2500의 박스권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SK하이닉스, 10년만에 분기 적자SK하이닉스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10년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서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PC와 스마트폰 등의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수요가 줄고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탓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조7012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4조2195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고 1일 공시했다. 분기 단위 영업적자가 나온 것은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7조6천986억원과 3조5천235억원이었다.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7조66억원으로 전년보다 43.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44조6천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美 증시 FOMC 앞두고 상승 마감31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368.95포인트(1.09%) 오른 34086.04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58.83포인트(1.46%) 상승한 4076.60으로, 나스닥지수는 190.74포인트(1.67%) 뛴 11584.5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다음날 예정된 FOMC 정례회의 결과와 기업들의 실적,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고 올해 전망치도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8% 이상 올랐다. 장 마감 후에는 AMD와 스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엇갈렸다.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한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7.1을 기록해 전달의 109에서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계절 조정 기준 전 분기 대비 1.0% 올라 전분기의 1.2% 상승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예상치인 1.1% 상승을 소폭 밑돌았다. ■ 유로존, 작년 4분기 예상 깨고 역성장 모면…올해 전망은 암울유럽연합(EU)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예비치)이 시장 예상과 달리 역성장은 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31일(현지시간)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9% 성장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경기 위축 영향으로 4분기 GDP가 0.1%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치를 깨고 선방한 것이다. 다만 3분기 GDP 성장률(0.3%)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축소됐다. 이번 수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낮은 세율 혜택으로 다국적 기업이 집결해 있는 아일랜드 경기 지표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의 착시 효과로, 지나치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 경제 규모 1위인 독일은 4분기 GDP가 전분기보다 0.2% 감소했고, 이탈리아도 0.1% 역성장했다. 오스트리아(-0.7%), 스웨덴(-0.6%), 체코(-0.3%), 리투아니아(-1.7%) 등도 GDP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스페인, 프랑스는 각각 0.2%, 0.1% 증가했다.
투자은행 ING의 베르트 콜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성장률은 아일랜드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0%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짚었다.
유럽의 올해 경기 전망도 좋지 않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프 바일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 달간 뚜렷한 통화 긴축 정책이 점차 경기를 더 둔화시킬 것"이라며 "유로존 경제는 올 상반기에도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하반기 회복세도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세계 최대 노르웨이 국부펀드, 작년 203조원 '최악' 손실세계 최대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국부펀드 운용기관인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 관리처(NBIM)는 이날 오슬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투자 손실액이 약 1644억 달러(1조6400억 크로네·약 203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투자 손실율은 전년 대비 -14.1%였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1990년대 후반 설립된 이후 지난 25년간 연평균 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손실 규모다. 직전 최대 손실을 본 2008년(6330억 크로네·약 78조원)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손실액도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1990년대 후반 설립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1조 3000억 달러 규모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로, 전 세계 70개국의 9000여 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