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종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해양플랜트 대규모 손실 이후 10년 가까이 박스권에 갇혔던 조선주가 반등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본격 반등 전망31일 삼성중공업은 10.5% 오른 5790원에 마감했다. 대우조선해양(5.49%) 한국조선해양(3.24%)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카본(2.92%), HSD엔진(1.34%) STX엔진(2.18%) 등 조선 기자재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전날 삼성중공업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2015년 이후 8년간 이어진 적자에서 탈출해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을 내놓은 것이다. 회사 측은 2021년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건조에 들어가면서 실적과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흑자 전환 기대가 나오는 근거로는 역대급 수주 잔액과 원자재 가격 안정화 등이 꼽힌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중국산 수입 철광석 가격은 t당 122.26달러(지난달 27일 기준)를 기록했다. 2021년 5월 고점(226달러)과 작년 4월 고점(159달러) 대비 각각 46%, 23% 하락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선주들은 선제적으로 대규모 선박 발주를 넣었는데, 올해부터 2021년 수주분이 건조에 들어간다”며 “대규모 수주 잔량이 쌓인 상태에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차익 효과도 기대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차익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통상 수주 잔액의 50%가량을 통화선도 등 파생상품 계약으로 체결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작년 많은 조선사가 1400원대에 달러를 매도하는 통화선도 계약을 체결해놨다”며 “환율이 하락하면서 달러당 100~200원가량 수익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자재 업체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2025년까지 3년치 일감을 확보한 가운데 판가가 오르고 있어서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부터는 판가에 재료비 부담을 전가하면서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쌓아 놓은 수주 잔량이 많아 경기 침체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조선 업종 최선호주로 한국조선해양과 HSD엔진을 제시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2207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HSD엔진은 올해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고,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자재 최선호주로 동성화인텍과 한국카본을 꼽았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