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가 2~2.5% 인하된다. 가급적 각 보험사의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가입하고 본인 상황에 적합한 할인 특약을 잘 골라야 보험료를 한푼이라도 아낄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오는 25일 책임 개시 건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 내린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26일부터, 삼성화재도 비슷한 시기에 보험료를 2% 인하할 예정이다. 27일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조정하는 메리츠화재는 인하폭이 2.7%로 경쟁사보다 크다. 중소형 보험사들도 비슷한 규모로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깎아주는 이유는 작년 코로나19 사태와 고유가 등으로 이동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고물가 시대 서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보험료 인하 압박에 나선 영향도 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보험사 4곳의 작년 1~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8~81.7%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며 ‘엔데믹’에 접어든 데다 유가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해 손해율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손보사들은 다양한 자동차보험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차량 소유자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인 만큼 특약을 잘 활용해 보험료를 절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전량이 많지 않은 가입자라면 마일리지 특약을 고려해볼 만하다.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를 깎아주는 특약이다. 특정 요일을 운전하지 않는 날로 정하면 할인해주는 특약도 있다. 운전한 만큼 보험료를 후불로 결제하는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10대 이하 어린 자녀가 있거나 임신 중일 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도 있다. 아무래도 운전을 조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약을 통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거나 블랙박스나 첨단 안전장치를 상시 가동하면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안전운전점수가 일정 점수 이상일 경우 보험료를 깎아주는 보험사도 있다.
만 65세 이상 운전자가 도로교통공단에서 고령 안전운전교육을 이수하면 최대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혹은 중증장애인이 소득과 자동차 배기량 등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제공되는 서민 나눔 특약도 있다.
자동차보험은 보험설계사 등 오프라인보다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가입할 때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 손해·생명보험협회에서 운영하는 ‘보험다모아’ 서비스에서 비교 견적을 내본 뒤 각 보험사의 앱 등을 통해 가입하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단순히 가격뿐 아니라 해당 보험사가 전국 영업망을 촘촘하게 갖췄는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사고 이력이 많다는 등의 이유로 자동차보험 가입이 거절됐다면, 여러 보험사가 함께 참여하는 ‘보험사 공동 인수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