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무임승차 손실을 보전해주면 지하철 요금 인상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은 30일 서울시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공개한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과 관련해 “8년 동안 요금 조정이 없었고 300~400원 올려도 운송원가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는 점에서 고육지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는 오는 4월 인상을 목표로 다음달 10일 지하철 요금 공청회를 연다. 시의회 의견 청취와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도 밟을 계획이다. 인상 폭은 300~400원이 유력하다. 난방비에 이어 택시비, 지하철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는 것이어서,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 시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지하철 무임승차 손실 보전을 강력 주문했다. 그는 “지난해 국회가 양당 간 합의에 가까운 입장을 냈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코레일 구간은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재부가 지금이라도 입장을 선회하면 그에 걸맞게 (지하철 요금) 인상폭을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락세에 빠진 부동산 시장에 대해 그는 “부동산 가격은 낮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높은 부동산 가격은 양극화 해소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경우 경제 운영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안정적인 하향 추세를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서울 집값이) 문재인 정부 초기 수준으로는 떨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대해서는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오 시장은 “전장연이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예측 못한 상황에서 지하철이 지연되면서 손해보는 시민이 약자”라고 지적했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회담에서도 “지하철 지연을 수반하는 시위는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발생한 손해액에 대해서는 반드시 손해배상을 받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