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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부가 연일 소비를 경제 성장 동력으로 강조하는 가운데 춘제(설) 연휴 내수 경기가 2019년에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이 집계하는 코로나19 사망자도 감소세를 보였지만 '축소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2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연 상무회의에서 "수요 부족이라는 두드러진 문제에 대응해 소비의 빠른 회복이 경제의 주요 동력이 되도록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로 코로나' 시절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이 작년 4분기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중국은 내수 활성화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국무원 상무회의는 소비 확대의 구체적 방안으로 소비재 구입을 위한 소액대출의 합리적 확대, 오프라인 소비의 회복, 다양한 촉진 활동 전개 등을 제시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까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의 일환으로 빅테크의 소액대출 등 금융업 규제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소액대출 확대는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알리바바, 징둥 등 대형 전자상거래업체의 소비자 소액대출은 기존 은행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국무원은 또 대외 개방, 기업의 국내외 무역 박람회 참가 지지, 수출세 환급 등 대외무역 안정화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민영 기업의 권익 보호, 플랫폼 경제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도 약속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처음 맞이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기간 관광, 영화 등 소비 지표가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춘제 연휴 전국 국내 여행객은 연인원 3억800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1%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88.6%로 회복했다.
연휴 동안 중국 영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67억6200만위안(약 1조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였던 2021년 78억4200만위안(약 1조4300억원)에 이어 춘제 박스오피스 역대 2위 기록이었다.
판허린 저장대 국제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 쇼핑객들이 억눌렸던 구매 수요를 춘제 기간에 쏟아내 소비 수준이 팬데믹 이전으로 거의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20~26일 1주일간 병원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6364명으로, 한 주 전인 13~19일 사망자 1만2658명의 절반 수준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지난 8일을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일일 현황 발표를 중단했다. 이후 부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고, 공식 발표는 병원 내 사망자만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실제 사망자 수와의 괴리가 상당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영국 보건 연구소 에어피니티는 춘제 인구 대이동으로 하루 사망자가 3만6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