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과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마약류 범죄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2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8~12월 5개월 동안 마약류 범죄를 특별단속한 결과 유통·투약 사범 5702명이 검거됐다. 이 중 791명이 구속됐다.
클럽이나 유흥업소 일대에서 마약을 유통하거나 투약하는 범죄가 크게 늘었다.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클럽·유흥업소 일대 마약류 사범은 총 377명이다. 2021년 같은 기간(33명) 대비 11배 늘었다. 전체 마약류 사범 중 6.6%에 불과하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른바 '버닝썬 사건'이 불거진 2019년 182명이던 클럽·유흥업소 마약류 사범은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454명까지 늘었다.
지난해 10월 경남에서는 국제우편을 통해 '케타민'과 '툭락' 등 마약류를 초콜릿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뒤 외국인 전용 클럽에서 판매·투약한 외국인 40명이 적발됐고, 부산에서도 최근 외국인 전용 클럽에서 마약류를 유통·투약한 외국인 클럽 업주 등 74명이 검거됐다. 지난해 10월 경기 김포에선 부부가 창고를 임대해 파티룸을 만들어놓고 대마를 재배·판매·투약하다가 구속됐다.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마약 거래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인터넷 마약류 사범은 총 1495명이다. 2021년 같은 기간(1천72명) 대비 39.5% 증가했다. 이 중 533명은 다크웹이나 가상자산을 이용한 마약류 사범으로, 이 역시 2021년(448명)에 비해 19%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클럽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20∼30대 마약 사범이 급증하는 추세다.
20대 마약류 사범 수는 2018년 1392명, 2019년 2422명, 2020년 3211명, 2021년 3507명, 2022년 4203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30대 사범도 2018년 1804명에서 2022년 2817명으로 56.2% 증가했다. 10대 사범도 작년 한 해 검거된 수만 294명에 달한다.
고등학생이 필로폰 유통에 가담한 사례도 있다. 인천에서는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 등을 유통한 고교 3학년생 3명이 검거됐다. 학원에서 알게 된 이들은 신분 노출을 피하고자 따로 모집한 성인 중간판매책을 통해 마약류를 매입·판매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급증하는 마약 범죄에 대응하고자 수사 전문성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크웹·가상자산 전문수사팀도 전국 시도경찰청으로 확대 운영한다. 또 정보 기술 분야 전문가를 사이버 마약 전문수사관으로 채용해 인터넷 마약류 범죄 추적 등에 특화된 수사 인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