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가 겹친 글로벌 복합 위기를 맞은 국내 금융그룹 수장과 은행장들이 저마다 ‘글로벌’과 ‘고객’을 올해 경영전략 화두로 꺼내들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사진)은 지난 28일 ‘하나금융그룹 출발 2023’ 행사를 열고 “2만1000여 명의 국내외 임직원이 ‘원 스피릿(One Spirit·하나의 정신)’으로 그룹의 지향점인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향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개최된 이날 행사엔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카드 등 15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글로벌 현지 직원 등 4000여 명이 참석했다.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밝힌 ‘글로벌 위상 강화’와 ‘디지털 금융 혁신’, ‘업의 경쟁력 강화’를 구체화한 2023년 3대 전략 과제를 제시했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25개 지역, 206개 네트워크에서 차별화 전략과 해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글로벌 영토 확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도 27일 10개국 21개 해외 점포장과 신년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사업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올해는 농협금융의 글로벌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인력관리체계 정비에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다른 금융그룹과 차별화된 금융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주·계열사·해외점포가 상호 협업을 통해 고객을 발굴하고 공동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28일 1300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행장은 “고객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신뢰받는 은행을 만들고, 다양한 산업과의 연결로 금융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이 같은 의지를 담은 ‘터치 에브리원, 커넥트 에브리싱(Touch Everyone, Connect Everything)’을 올해 경영 목표로 내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