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가 한 주 만에 33% 급등했다. 2013년 5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주간 상승폭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속도 조절 전망에 따른 기술주 회복과 전기차 수요 확대 예측에 힘입어 고꾸라진 주가가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7일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11% 오른 177.88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상승률은 33%로 2013년 5월(41%)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테슬라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연간 하락률이 65%에 달하며 테슬라가 상장한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 지분을 대거 팔아치운 게 악재로 작용했다.
폭락하던 주가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 공개되자 반등했다. 25일 테슬라 발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매출은 243억2000만달러(약 30조원)로 리피니티브 전망치(241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추정치(1.13달러)를 넘어선 1.19달러로 집계됐다.
강한 전기차 수요도 호재였다. 머스크 CEO는 최근 가격 인하 후 수요가 몰리면서 1월 주문량이 생산량의 두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를 200만 대로 잡았다.
다른 전기차 업체 주가도 상승세에 올라탔다. 지난주 리비안 주가는 22%,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주가는 각각 7% 이상 올랐다. 루시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인수돼 비공개 회사로 전환될 것이라는 소문에 27일 하루 만에 43% 폭등했다.
테슬라 주가에 대해선 여전히 전망이 엇갈린다. 펀우드인베스트먼트의 캐서린 패디스 수석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테슬라 주가는 확실히 바닥을 쳤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26일 테슬라의 12개월 후 목표 주가를 이날 종가 대비 12% 높은 200달러로 제시했다.
‘머스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주가의 하방 압력이 계속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는 변동성을 촉발하는 특이한 요인이 상존한다. 주가가 안정을 찾을 확률이 매우 낮다”고 했다.
테슬라 주가 하락을 점치는 공매도 세력도 여전히 많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시장에서 애플에 이어 공매도 세력이 가장 많은 종목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