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보유한 수도권 임대아파트가 대거 조기분양으로 전환한다. 경기 하남, 김포 한강, 파주 운정 등 수도권 대규모 택지지구 내 2만346가구를 오는 6월부터 순차적으로 분양할 예정이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이 우선 분양을 받을 수 있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70~80% 선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분양을 기다리는 임차인의 대출 문의가 늘고 있는 가운데 분양전환 물량이 매물로 나올지도 주목된다. 리츠 2만346가구, 6월부터 조기 분양
27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공공임대 리츠 1~3호의 사업자인 ㈜NHF는 위탁관리 부동산 투자회사의 영업인가 변경 마무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인가변경을 통해 분양으로 전환하는 리츠 1~3호의 임대아파트는 1만2146가구다. LH는 분양가 책정을 위한 감정평가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총 8200가구 규모인 공공임대 리츠 4~5호도 조기분양 전환을 위한 기금출자 변경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지역별로는 1401가구 규모의 경기 하남 미사강변효성해링턴플레이스NHF, 1763가구 규모의 김포 한강센트럴블루힐이 기준 임대 기간인 5년을 넘겨 가장 먼저 조기 분양전환 계약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경기 광주 선운리버프라임(1022가구)과 파주 운정 산내2센트럴리움(1362가구) 등도 기간을 넘겼다.
공공임대 리츠는 민간 자본을 빌려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16개 리츠, 79개 사업장, 6만3000가구를 공급했다. LH가 자체 건설한 공공임대주택처럼 10년 임대 조건은 같지만, 분양 전에 민간 채권을 먼저 갚아야 하는 구조 때문에 그동안 조기 분양전환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LH가 사모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재매입하고 공모ABS에 대해서는 원리금을 일시 상환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으면서 지난해부터 사업이 속도를 냈다. LH 관계자는 “다음달 변경 승인이 확정되는 대로 감정평가 절차에 나서면 이르면 6월에는 단지별로 분양전환 계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액의 80%”에 상당수 분양전환공공임대 리츠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면서 부동산업계는 가격에 주목하고 있다. LH가 지난달 확정한 방안에 따르면 분양가는 전환 시점의 감정평가액 이하로 책정된다. 업계는 기존 공공임대주택 분양 사례에 비춰볼 때 감정평가액의 80%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남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공공임대 리츠 첫 번째 사례로 남은 4만여 가구의 분양가 산정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크다”며 “감정액의 80% 수준, 주변 시세의 70% 선에서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남 미사강변효성해링턴플레이스 옆 단지 전용 84㎡의 시세는 8억3000만원, 감정평가액은 7억5000만원이다. 임대아파트에 거주 중인 임차인 사이에서는 같은 크기의 아파트 분양전환 가격이 6억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기 분양전환에 따른 대출·전매 문의도 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것도 분양전환에는 호재다. 높은 분양가 탓에 분양전환을 포기했던 과거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분양신청이 많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LH는 “기존 공공임대주택의 분양가격은 감정평가액으로 결정했다”며 “이번 경우에도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