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0세 이상 고령자의 계속고용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올해 2분기부터 본격 추진, 연말까지 계속고용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용안전망을 유지하고 산업현장 인력난을 줄여보겠다는 취지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7일 올해 첫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고령층의 숙련과 경험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이어지기 위한 고용전략'을 발표했다. 급속한 고령화와 청년인구 급감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과 더불어 60세 이상 장년 근로자를 노동시장에 더 묶어두겠다는 게 핵심이다.
고용부는 우선 1분기 중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사회적논의를 위한 대화체를 구성하고 2분기부터 논의를 시작해 연말까지 계속고용 로드맵을 내놓기로 했다. 계속고용 방안으로는 퇴직 후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중 기업이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일본이 지난 2006년 단계적으로 도입한 '고용확보조치'와 같은 방식이다.
고용부는 계속고용을 위한 사회적논의 사항으로 계속고용 방식 외에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법적 근거 마련 △연금수급 연령 등을 감안한 도입일정 △기업규모와 민간·공공 단계별 적용 여부 △계속고용에 따른 기업·근로자의 부담완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일본·독일 등 해외사례 연구, 기업의 자율적인 정년연장·재고용 사례 등을 조사해 논의를 지원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일본·미국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서도 매우 빠른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비중은 2025년 20.6%에 달하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30년에는 인구 4명 중 1명(25.5%)이, 2039년에는 3명 중 1명(33.7%)이 65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상황에서 2021년 기준 55~64세 고용률은 66.3%로 고령화율이 높은 일본(76.9%), 독일(71.8%)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계속고용을 위한 사회적논의와 법제화와 더불어 기업의 자율적인 계속고용을 독려하기 위해 계속고용장려금 지원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계속고용장려금은 정년에 이른 근로자를 계속고용하는 경우 근로자 1인당 분기별로 90만원씩 최대 2년간 사업주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계속고용장려금을 지난해 108억원(3000명)에서 올해 268억원(8300명)으로 확대한다.
기업의 임금체계 개편을 지원하기 위한 상생임금위원회를 설치하고 직무별 시장임금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형 임금정보시스템도 연내 구축한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임금체계를 기존 연공급에서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면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고,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서 우선 선정하겠다는 취지다.
60세이상 고령 근로자의 노동시장 잔류에 맞춰 고용안전망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계속고용 관련 사회적논의를 바탕으로 65세 이상 신규취업자에 대한 실업급여 적용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행 고용보험제도는 65세 이전에 취업에 계속근무하는 경우에만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인정한다. 이밖에 2020년 5월부터 10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의무화된 재취업지원 서비스를 중소·중견기업도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책도 마련키로 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