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된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진행한 차기 당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안철수 의원의 지지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표됐다. 이에 따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안 의원은 오차범위 내에서 1위 다툼을 벌이게 됐다. 나 전 의원의 하차 전 '2강1중'으로 평가되던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가 '양강' 구도로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성인 1009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22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지지도를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 40.0%, 안 의원 33.9%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6.1%포인트로, 오차범위(±4.8%포인트) 안이었다.
직전 조사 대비 김 의원은 0.3%포인트 소폭 하락했지만, 안 의원은 16.7%포인트 급등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주인이 없어진 표가 안 의원을 향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기존 나 전 의원 지지층이 안 의원에게 좀 더 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초선 의원 연판장 사건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의 충돌 영향으로 김 의원보다는 안 의원에 좀 더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승민 전 의원 8.8%, 황교안 전 총리 4.7%, 윤상현 의원 3.2%, 조경태 의원 1.8% 순이었다. 기타 인물 3.2%, 잘 모르겠다 4.4%였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에 따라 여론조사 항목에서 제외됐다.
차기 당대표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이 48.5%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안 의원은 28.7%로 2위, 이어 유 전 의원 6.4%, 황 전 총리 3.9%, 조 의원 2.6%, 윤 의원 1.8% 순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김 의원 48.0% 대 안 의원 40.8%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전체 응답자 조사에선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국민의힘 지지층의 표본오차는 ±4.8%포인트, 응답률은 3.2%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