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승진 인사에서 탈락한 데 앙심을 품고 반도체 제조 국가핵심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해 1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직원 등 일당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특허청과 대전지검은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 및 연마패드 제조회사 전 직원 A씨(55) 등 3명을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영업비밀 국외누설)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허청에 따르면 임원 승진에 탈락한 A씨는 2019년 6월 중국 업체와 반도체 웨이퍼 연마제 제조사업 동업을 약정했다. 반도체 웨이퍼 연마 공정은 웨이퍼 표면의 미세한 요철을 평탄화하는 공정이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 중 하나다. 연마제와 연마패드를 제조하는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분류돼 산업기술보호법 관리 대상이다.
A씨는 기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중국 내 연마제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업무상 알게 된 한국의 다른 회사 직원 B씨(52)와 C씨(42) 등을 부사장 및 팀장급 연구원으로 채용했다. 2020년 5월부터는 A씨도 중국에 차린 업체로 이직해 사장으로 근무했다.
이들은 컴퓨터 또는 업무용 휴대폰으로 기존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반도체 웨이퍼 연마 공정도 등 회사 기밀자료를 열람했다. 개인 휴대폰으로 사진을 촬영해 중국으로 유출했다. 이들이 유출한 기술의 경제적 피해 규모는 연구개발비와 시장 규모,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했을 때 최소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