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튜닙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박규병 대표(45)가 2021년 3월에 설립했다.
박 대표는 “튜닙은 자연어처리(NLP), 초대규모 AI 등 고난도 AI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업체”라며 “카카오의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출신인 NLP 엔지니어들이 주축으로 만든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카카오브레인 설립 단계부터 NLP팀을 이끌며 EMNLP, 인터스피치 등 해외 최고 권위의 AI 학회에서 1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튜닙의 아이템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소셜 챗봇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어처리 API다. “다가오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인공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것이 곧 대화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많은 기업이 메타버스 플랫폼과 가상 인간, 목소리 등 공간과 외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튜닙은 그 안의 콘텐츠가 될 지능을 생산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 여러 인터넷 서비스들에서 자연어처리와 관련된 API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아직 그 다양성이 부족합니다. 튜닙은 혐오 탐지 및 비식별화 엔진 등 10여 종의 한국어·영어 자연어처리 API를 일찌감치 개발해 왔습니다. 9월 서비스 출시 이후 본격적으로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튜닙이 만든 소셜 챗봇은 한국어 챗봇 2종과 영어 챗봇 1종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 서비스 수를 빠르게 늘려갈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수많은 페르소나를 선택할 수 있게 많은 캐릭터 챗봇을 내년에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튜닙은 올해 들어 AI 기반 챗봇 서비스를 연속해서 내놨다. 지난 8월에 내놓은 여행 챗봇 ‘블루니’는 세계 어디든 다닐 수 있는 캐릭터다. AI 연구단체 오픈 AI의 언어모델인 ‘GPT-3’를 기반으로 개발한 영어 챗봇이다. 해외 명소 등 여행을 주제로 한 가벼운 대화부터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반려견 캐릭터 챗봇 코코와 마스의 시험 버전을 출시했다. 코코와 마스는 각각 다른 성격을 가진 강아지 캐릭터의 AI 챗봇이다. 사용자와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간식 주기, 산책하기 등 실제 반려견 같은 활동과 N행시 등 여러 게임을 함께할 수 있다. 문자의 이해를 넘어 사람과 정서적인 교감이 가능하도록 튜닙이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로 1.2TB(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양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코코와 마스는 카카오톡 채널에서 ‘DearMate 코코’ ‘DearMate 마스’를 친구로 추가하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사람에게 친숙한 강아지 캐릭터에 맞춰 자연스럽고 정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대화를 구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튜닙을 창업하기 전 카카오브레인이라는 곳에서 4년간 AI 연구를 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에게 와 닿는 실용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창업은 개인적으로도 준비가 됐다고 생각해 도전했습니다. 같이 일하던 멤버들이 함께해줘 큰 고민 없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 후 박 대표는 “생각했던 것들이 실현될 때 엔지니어로서 희열을 느낀다”며 “조금씩 회사가 성장하는 것을 느낄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튜닙은 현재 40여 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절반이 엔지니어다. 튜닙은 네이버, DSC, 펄어비스캐피탈로부터 31억 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으며 내년에 추가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박 대표는 “블루니와 코코·마스 등 현재 출시한 챗봇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유관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수익모델을 구체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21년 3월
주요사업 : 소셜 챗봇, 자연어처리 API 서비스
성과 : 블루니, 코코·마스 등 소셜 챗봇 출시, 튜니브리지(자연어처리 API 서비스)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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