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26일 국내 증시는 박스권 흐름 속 개별 종목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 코스피 보합권 출발 전망MSCI 한국 지수 ETF는 0.24%, MSCI 신흥 지수 ETF는 0.10% 각각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32.32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26일 원달러 환율은 1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3%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미 증시가 장 초반 MS의 실적 발표 후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크게 하락하기도 했으나, 장중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 심리가 유입되며 낙폭을 축소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금요일 PCE 물가지수 발표와 다음 주 대형 기술주 실적, FOMC 발표 등을 앞두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 보다는 제한적인 등락 속 매물 소화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갭상승에 따른 단기 가격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출회로 금일 지수 상단은 저항 받겠으나, 현대차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기업들의 개별 실적 결과에 영향 받으면서 종목 장세가 진행될 전망"이라며 "이후 진행 예정인 테슬라의 컨퍼런스콜 결과가 실적 발표를 대기 중인 국내 2차전지주들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관련 이벤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현재 코스피와 S&P500은 200일선, 나스닥과 코스닥은 120일선 부근에 도달 또는 근접하는 등 중기적인 추세 상 저항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중기 저항선 돌파 후 안착 성공의 관건은 핵심 변수는 2월 FOMC와 4분기 실적시즌에서의 기업 가이던스 등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작년 하반기 이후 두 번의 랠리에서 2500선을 돌파하는데 실패한 상황인데 이번 3번째 랠리에서 돌파할지가 관건"이라며 "한 번에 돌파하기 보다는 저항을 다소 받으면서 서서히 안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美 증시, 기업 실적 우려에 혼조25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9.88포인트(0.03%) 오른 33743.84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73포인트(0.02%) 떨어진 4016.22로, 나스닥지수는 20.92포인트(0.18%) 하락한 11313.36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장중 1% 이상 하락했으나 장 막판 보합권으로 낙폭을 줄였다. 나스닥지수도 장중 2% 이상 떨어졌다가 낙폭을 크게 줄였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시했다. 연초 이후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던 기술주에서 실적 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이날 개장 전 발표된 보잉의 실적에 대한 실망에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아마존의 주가도 번스테인이 목표가를 120달러로 낮췄다는 소식에 장중 4% 이상 하락했다가 0.9% 상승세로 마쳤다. 보잉은 분기 손실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축소됐으나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보다는 컸다. ■ 테슬라 작년 4분기 실적, 시장 전망치 약간 상회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작년 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약간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43억2000만 달러(30조716억 원), 주당 순이익은 1.19달러(1471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의 전망치 241억6000만 달러보다 약간 많았다.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1.13달러를 상회했다. 2021년 4분기와 비교해보면 매출은 177억2000만 달러에서 많이 증가했지만, 주당 순이익은 2.52달러에서 오히려 줄어들었다.
한편 트위터가 증자를 통해 높은 금리의 부채로 인한 자금난을 해소하려고 한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일론 머스크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의 대리인들이 지난달 30억 달러(한화 약 3조7000억 원) 규모로 트위터의 증자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 현대차 작년 4분기 호실적 예상현대자동차가 26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평균 예상치는 38조1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95% 늘어난 2조9900억원으로 전망된다. 연간 매출액은 141조9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대비 20.73%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1.47%나 늘어난 9조449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코로나19와 경기 둔화 등에도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 증가, 고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다만 경기침체 심화 우려로 인해 올해도 이같은 실적을 이어가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 1월 기대인플레 전월보다 0.1%p↑+기업 체감경기 악화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공공요금 인상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2월(3.8%)보다 0.1%포인트(p) 높은 3.9%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4%대에서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지난 12월 처음 3%대로 떨어졌으나 이달 들어 소폭 상승했다.
한편 경기 침체 장기화와 실적 부진으로 다음달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다음달 BSI 전망치가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인 83.1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 응답이 부정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 응답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