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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신업체 AT&T가 통신업계의 가격인하 경쟁에서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서도 지난 4분기에 시장 기대보다 많은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 또 기대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주가는 6% 이상 올랐다.
AT&T는 지난 4분기 전화, 인터넷 등 전체 사업부의 가입자가 2억1700만명 늘었다고 26일 발표했다. 스트리트어카운트의 추정치 2억1500만명을 웃돌았다. 다만 전화 서비스 가입자는 65만6000명이 증가해 추정치(67만8400명)를 밑돌았다.
이같은 가입자 증가에 AT&T 주가는 이날 6.58% 오른 20.42달러에 마감했다.
AT&T는 그동안 업계의 가격경쟁에 말려들지 않는 전략을 취했다.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통신업계가 바닥을 향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업황이 실제로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티모바일은 지난해 초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전화요금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가격 잠금'을 선언했다. 이후 AT&T와 버라이존에도 이를 촉구하기도 했었지만 AT&T는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
AT&T는 가격인하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전화 가입자의 이탈률은 지난 4분기 0.84%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0.85%보다 살짝 낮은 수준이다.
AT&T는 4분기 매출 313억4000만달러, 주당 순이익(EPS) 61센트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추정치 매출 평균 313억8000만달러를 밑돌았지만, EPS 추정치 57센트는 상회했다.
올해 무선 서비스 매출이 4% 성장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스탠키 CEO는 "새로운 회계연도에 진입하며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혼란을 주시하고 있다"며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