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빌라왕 사건’ 등 전세 사기 피해 임차인을 대상으로 최장 4년까지 대출을 연장해준다. 주택금융공사가 제공하는 집주인 전세금 반환대출 보증 한도도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한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집주인 사망 시 관련 서류를 제출받아 4년 이내에서 임차인이 원하는 기간만큼 만기 연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빌라왕 사건에서 보듯 집주인이 사망하면 구상권을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불분명해 전세자금대출이 연장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피해 임차인을 대상으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는 은행도 확대된다. 우리은행이 지난 9일 해당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다음달 국민·신한·농협·기업은행도 출시할 예정이다.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 1억6000만원까지 연 1%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전세 피해 보증금 5억원 이하에 30% 이상을 손해 본 무주택 세대주가 대상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집주인의 전세금 반환대출 보증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한다. 임대차 계약 만료나 갱신 때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을 위해 대출이 필요한 경우 이용할 수 있다. 대상 주택은 시가 12억원 이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