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연간 기준)을 거두고도 웃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60% 넘게 감소해서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67% 넘게 쪼그라들었다. 부품업계에 ‘한파’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6조5477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0.4%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약 4112억원이던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증권가에선 이 회사의 4분기 영업이익을 5000억원대로 예상했다.
이번 실적 부진은 애플 아이폰 생산기지인 중국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의 아이폰14 생산 차질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9조5894억원, 영업이익 1조27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지만, 영업이익률은 6.5%에 그쳤다. 2020년(7.13%), 2021년(8.45%) 영업이익률보다 낮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조9684억원, 영업이익 101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7.4% 줄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0.4% 감소한 1조182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IT 기기 수요가 감소하면서 관련 부품 주문이 감소한 탓으로 분석됐다. 특히 주력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카메라 모듈 등은 공장 가동률을 낮출 정도로 재고가 쌓였다는 후문이다.
두 회사 모두 올해는 전장용 부품을 비롯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관련 수요만큼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봐서다.
삼성전기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도 스마트폰, PC 등 IT 기기 수요 회복 전망은 불투명해서 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전장용 부품 사업 확대 및 신규 고객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