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매도 투자회사 힌덴버그 리서치가 아시아 최고 부자인 고탐 아다니를 조준하고 나섰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미국 전기 트럭업체 니콜라의 기술에 실체가 없다고 폭로하면서 유명해진 공매도 업체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24일(현지시간) ‘아다니 그룹: 세계 3위 부자는 어떻게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가’(Adani Group: How The World’s 3rd Richest Man Is Pulling The Largest Con In Corporate History)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세계 3위 부자는 아다니 그룹의 회장인 고탐 아다니를 뜻한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아다니 일가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아다니 그룹 자금을 횡령하는 한편 돈세탁, 탈세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2년 동안 아다니 그룹의 전·현직 임직원을 인터뷰하고 6개 국가의 현장을 방문해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또한 아다니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아다니 회장의 친·인척이 과거 사기 등 범죄를 저지른 이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자사가 아다니 그룹에 공매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아다니 그룹의 핵심 상장사 7곳의 주가는 85%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힌덴버그 리서치가 보고서를 공개한 뒤 인도 증시에서 아다니 그룹 자회사들의 주가는 하락했다. 힌덴버그 리서치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인도 증시 전반으로 충격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다니 그룹이 인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다.
아다니 그룹은 에너지, 물류, 광업, 가스 등 사업을 하는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인도의 대표 기업이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아다니 회장의 자산은 1190억달러(약 147조원)로 불어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기준으로 세계 3~4위 부자 자리를 다투고 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2020년 전기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공매도 업체다.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는 이후 사기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