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메디트-오스템임플란트 패키지 M&A…16년만의 클럽 딜

입력 2023-01-25 16:10
수정 2023-01-27 10:32
이 기사는 01월 25일 16: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구강스캐너 제조사인 메디트와 국내 1위 임플란트업체 오스템임플란트를 동시에 인수한다. 두 회사의 거래금액만 최대 5조원에 육박한다. 고금리 상황에서 다른 PEF와 달리 광폭 행보라는 평가다. 오스템임플란트 딜은 케이블업체 딜라이브를 호주계 투자회사 맥쿼리와 공동 인수한 뒤 16년만에 클럽딜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5일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공동으로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지분 9.3%를 인수키로 했으며,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15.4%, 최대 71.8%를 인수키로 했다. 최대 기준으로 2조400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이에 앞선 지난해 말 UCK가 보유하고 있는 메디트의 경영권 지분 99.5%를 2조4600억원에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는 UCK가 지난해 3월부터 추진하던 건이다. 거래 초기에는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비롯해 국내 토종 PEF인 IMM PE 등과 협업을 타진했다. 하지만 이들과는 거래 조건 등이 맞지 않았다. 그리고 찾은 파트너가 MBK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의 강력한 시너지를 감안하고 동시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1위 임플란트 회사와 글로벌 최고 수준의 3D 스캐너 회사를 인수할 경우 영업과 기술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내 치과업계의 구강스캐너 사용률은 10% 안팎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보유한 치과 관련 영업망을 활용할 경우 메디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 얘기다. 해외 사업을 활로를 뚫으려는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메디트의 해외 영업 조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가 기술 연구 개발 과정에서 협력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펀드 소진 이슈도 MBK파트너스의 광폭 행보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5월 65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펀드 결성 후 2년 7개월 동안 펀드 소진률은 30%에 그쳤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 인수에 성공할 경우 펀드 소진율은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MBK파트너스는 5호 펀드를 통해 국내에서 코리아센터닷컴과 동진섬유·경진섬유 등 두 건의 투자를 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각각 한 건씩 투자했다.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클럽 딜을 선호하지 않았다. 이번 오스템임플란트가 2007년 맥쿼리와 공동으로 딜라이브를 인수한 지 16년만의 클럽 딜이다. 딜라이브 인수합병(M&A)을 인수 경쟁을 하다가 힙을 합친 경우로 간주한다면 사전 기획된 클럽딜은 이번이 처음이다.

MBK파트너스와 UCK는 경영권을 절반씩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상호 존중이 바탕이 된 결과라는 평가다. MBK파트너스는 UCK가 메디트를 인수한 뒤 쌓은 구강 치과 사업 관련 경험을 높게 샀다. UCK 역시 MBK파트너스의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했다. 두 PEF는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메디트의 밸류업 경험을 살려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배구조 개편 등에 우선적으로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계기로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와 김수민 UCK 파트너스 대표의 인연도 부각되고 있다. 김광일 대표와 김수민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선후배 관계로 PEF업계에 뛰어들면서 두 사람의 친분이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PEF업계 관계자는 "김광일 대표와 김수민 대표 모두 PEF 협회장 출신으로 서로 국내 PEF의 발전에 대해 많은 토의를 하는 사이로 알고 있다"며 "이번 거래도 과거에 두 사람이 국내 PEF끼리도 클럽딜을 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논의가 결실을 맺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광일 대표가 1대 PEF협회 회장을 지냈고, 김수민 대표는 3대 PEF협회 회장을 지냈다.

이동훈/김채연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