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강풍…제주 4만명 발 묶였다

입력 2023-01-24 18:04
수정 2023-02-01 16:30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올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가 몰아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강력한 바람까지 겹쳐 항공편과 배편이 막히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25일 오후부터 날씨가 점차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17도, 강릉 영하 14도 등 전국이 영하 23도~영하 6도를 기록했다. 낮 최고기온도 서울 영하 12도, 춘천이 영하 10도를 기록하는 등 영하권에 머물렀다. 기상청은 “중국 북부 지방에 있던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한국 상공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밤과 비교하면 기온이 최대 15도 이상 떨어진 데다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서울 지역의 체감온도는 영하 30도에 가까웠다는 분석이다.

혹한과 함께 일부 지역에선 많은 눈이 내렸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남 나주와 장흥 등지에는 10㎝ 안팎의 눈이 내렸다. 경북 울릉에는 54㎝가 넘는 폭설이 쏟아졌다. 호남과 제주를 중심으로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기상청은 25일까지 제주 산지와 울릉도·독도에 많게는 70㎝가 넘는 눈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전남·전북과 제주엔 5~20㎝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강추위에 악천후까지 더해지면서 전국 곳곳의 바닷길과 하늘길 역시 마비됐다. 이날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제주공항 출발 기준 국내선 233편과 도착 233편 등 총 466편이 모두 결항했다. 이에 따라 연휴를 맞아 제주를 찾은 관광객과 귀성객 등 승객 4만3000여 명의 발이 묶였다. 제주공항의 각 항공사 창구는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는 승객들로 혼잡을 빚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귀경객을 돕기 위해 25일 임시 항공편을 늘릴 계획이지만 기상이 악화하면 이틀 연속 전면 결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귀경이 급한 일부 승객은 배편까지 알아봤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전 해상에 풍랑특보가 발효되면서 제주에서 출발하는 여객선 11편도 모두 결항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기준 백령도~인천, 경북 포항~울산, 전북 군산~어청도 등 전국 여객선 86개 항로에서 113척의 운항이 통제됐다고 발표했다. 폭설로 전북과 제주 각각 3개소와 전남 1개소의 도로도 통제됐다.

동파 사고도 전국에서 잇따랐다. 중대본은 이날 오전 기준 서울 등 수도권과 울산, 경북 등에서 계량기가 동파됐다는 신고가 14건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올겨울 처음으로 수도계량기 동파 예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연휴가 끝난 뒤 첫 출근일인 25일 아침엔 더 큰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25일 아침 최저기온이 서울 영하 18도, 춘천 영하 20도, 대전 영하 17도, 광주 영하 12도 등 전국적으로 영하 23도~영하 9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폭설에 한파가 겹쳐 빙판길이 예상되니 차량 운행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항공기나 여객선 운항도 쉽지 않아 보이니 운항 정보를 미리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25일 오후부터 기온이 올라 26일엔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영하 7도~영상 1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6일엔 낮 최고기온이 전국적으로 영하 1도~영상 6도를 기록해 포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광식/강준완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