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수주가 늘면서 엔진 등 선박 기자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주 고객인 HSD엔진은 최근 한 달 새 2000억원어치 이상의 수주를 따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SD엔진은 올해 들어서만 3건의 선박용 엔진 공급 계약을 맺었다. 2건은 삼성중공업과, 1건은 중국 조선사인 CMHI장쑤와 체결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21일에도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엔진 납품 계약을 수주했다. 최근 한 달 동안의 누적 수주액은 2210억원으로 연간 매출(5990억원·2021년 연결 기준)의 37%에 달한다.
HSD엔진은 1999년 두산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엔진 사업부를 분리, 통합하면서 출범한 중견기업이다.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에서 세계 2위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저속 엔진 물량 90% 이상을 납품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20년 4분기 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됨과 동시에 신규 수주액이 전년 대비 59% 불어나며 고정비 부담이 줄어든 덕분이었다.
전망도 밝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수주 잔액이 2조3495억원 수준으로, 2년 치 이상의 물량에 달한다. 단가와 수익성이 높은 이중연료(DF) 엔진 비중이 81%에 달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