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업체 풍산이 최근 한 달 새 5700억원어치의 포탄 공급계약을 맺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155㎜ 포탄과 전차 포탄 재고량이 뚝 떨어진 영향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풍산은 지난달 20일부터 최근까지 방위사업청(1167억원), 현대로템(2934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47억원) 등과 총 5748억원어치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의 한 달 공급 계약액이 2020~2021년 누적분(5494억원)을 웃돌았다.
풍산은 5.56㎜ 소총 탄알부터 155㎜ 곡사포탄, 대공포탄, 박격포탄, 전차포탄, 함포탄 등 한국군이 사용하는 모든 탄약을 제조 납품하고 있다. 회사 측은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 공급 제품과 수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물량을 155㎜ 포탄으로 파악하고 있다.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위사업청에는 155㎜ 자주포용 포탄, K2흑표 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에는 120㎜ 전차용 포탄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 계약액이 늘어난 배경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지난해 폴란드와 K2 전차, K9자주포 등의 무기 124억달러(약 15조6800억원)어치를 공급하는 수출 계약을 맺었다. 그 덕분에 K2 등에 들어가는 포탄 판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풍산 방산 부문의 기업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2436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