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댄스 교습소 총격…범인은 72세 중국계 남성 '이미 사망' [종합]

입력 2023-01-23 14:56
수정 2023-01-23 14:57

아시아계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소도시 몬터레이 파크에서 음력설 전날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22일(현지시간) LA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21일 오후 10시 20분께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파크의 댄스 교습소 '스타 댄스 스튜디오'(현지 중국식 상호명 '舞星')에서 72세 아시아계 남성 휴 캔 트랜(Huu Can Tran)이 총기를 난사해 현장에서 남성 5명과 여성 5명이 사망했다.

CNN 방송은 트랜의 지인을 인용해 그가 중국 출신의 이민자라고 보도했다.희생자 대부분 5060대 중국계 추정경찰은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며 연령을 50∼60대로 추정했다.

로버트 루나 LA 카운티 보안관은 희생자들에 대해 "20대나 30대는 아니고 50∼60대"라며 "아마도 일부는 그보다 더 나이가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스타 댄스'는 중국계를 비롯해 나이가 든 현지 주민이 사교춤을 배우면서 서로 교류하는 인기 장소로 확인됐다. 트랜의 공격에 희생된 사람 대다수는 중국계이고 현재까지 한인들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현재까지 우리 공관이나 지역 한인회 등을 통해 접수된 우리국민 피해는 없다"며 "LA 관련 당국과 협조하에 추가적인 현장 상황 파악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주민 웡웨이는 총기를 난사하는 용의자 주변에 남녀 시신 3구가 널린 모습을 보고 바깥으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그가 본 시신 중에는 해당 댄스 교습소 주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는 모두 10명으로 이 중 7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다만 1명은 여전히 중태여서 희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2차 범행 실패 후 스스로 목숨 끊어 트랜은 사건 당시 반자동 권총을 사용해 댄스 교습소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학살극을 벌였다. 루나 보안관은 대용량 탄창을 활용한 트랜의 무기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10발 이상을 한꺼번에 장전할 수 있는 탄창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트랜은 몬터레이 파크에서 참극을 벌이고 20분이 지난 뒤 3㎞ 떨어진 인근 도시 알햄브라의 또 다른 댄스 교습소 '라이라이(來來) 볼룸·스튜디오'에서 2차 범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2명의 시민에게 반자동 권총을 빼앗기자 흰색 밴 차량을 몰고 달아났다.

그는 범행 장소에서 차로 40분 떨어진 도시 토런스의 한 쇼핑몰 인근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트랜이 권총을 사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범행 동기 불명확…모든 각도에서 살필 것"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의 정확한 동기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음력설 직전 중국계 고객이 다수인 것으로 추정되는 댄스교습소가 총격 사건 현장이라는 점에서 증오범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중국계 커뮤니티의 내부 불화에 따른 총격 사건이라는 다른 증언도 나오고 있어서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1차 브리핑에서 이번 총격이 인종적 동기에 따른 것인지 알 수 없고 증오 범죄 여부를 판단하기에 너무 이르다면서도 "모든 각도에서 (사건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LA의 중국계 상공회의소 회장인 체스터 총은 지역방송 ABC7과 인터뷰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댄스 교습소 '스타 댄스'의 주인이 사고 당일 개최한 행사에 용의자의 부인이 참석했으나 트랜은 초대받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 트랜이 질투심을 느끼고 격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건 당일 '스타 댄스'에서는 21일 오후 7시 30분부터 22일 오전 0시 30분까지 음력설 축하 파티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몬터레이 파크를 지역구로 둔 중국계 주디 추 연방하원의원은 "총격의 동기는 무엇이었는가. 트랜은 가정 폭력 가해자인가. 어떻게 총기를 확보했는가"라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