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우수한 수익률을 보여준 금을 능가할 투자처로 은이 지목됐다.
20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올해 은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30달러로 오르며 9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금 투자수익률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전날인 19일 미국 COMEX에서 은 선물(3월물 기준)은 트로이온스당 23.98달러로 마감했다. 월가의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25%가량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30달러를 넘긴 건 2013년 2월이 가장 최근이다.
귀금속업체 ABC불리온의 재니 심슨 최고경영자(CEO)는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 시대에 은의 연수익률은 평균 20% 수준이었다”며 “은이 금보다 저평가돼 있어 은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30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시장에서 은 가격 상승을 점치는 또다른 이유는 공급 부족이다. 귀금속업체 MKS PAMP의 니키 실즈 금속 투자전략 부문 대표는 “은 실물 재고가 줄어들고 있으며, 산업용 수요가 강해 앞으로 5년 동안 1억트로이온스가 부족할 수 있다”고 했다. 은은 자동차, 태양광산업 등에 쓰인다. 지난해 세계 은 공급량은 8억4320만트로이온스로 2016년의 9억트로이온스에 미치지 못했다. 실즈 대표는 은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28~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랜디 스몰우드 휘튼프리비어스메탈 사장은 “세계적으로 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은 광산에서의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단 스몰우드 사장은 은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20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긴 하지만, 30달러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변수는 경기 침체다. 불황이 오면 산업용 수요가 줄어들어 은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은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8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MKS PAMP는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둔화도 은 가격에는 악재다. 심슨 CEO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으로 시장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물가상승률이 꺾인다면 은 가격에는 역풍이 불 수 있다”고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