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하철에 '칙~' 그라피티 낙서…도주한 미국인 구속

입력 2023-01-20 19:38
수정 2023-01-20 20:09

전국 지하철 기지를 돌며 전동차에 '그라피티'(graffiti)를 몰래 그리고 해외로 도주한 뒤 강제 송환된 미국인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2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재물손괴 등 혐의로 미국인 A(27)씨를 구속했다.

김현덕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그는 수갑을 찬 상태였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렸다. A씨는 "왜 한국 지하철에 그라피티를 그렸느냐. 공범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는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A씨는 지난해 9월 14∼24일 서울·인천·부산 등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 9곳에 몰래 들어간 뒤 래커 스프레이로 전동차 외부에 그라피티를 그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인천 지하철 전동차에는 가로 2m, 세로 1m 크기의 알파벳 글자 'WORD'가 그려져 있었다. 인천 지하철 운영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전담팀을 꾸린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탐문 수사를 벌여 A씨와 공범인 이탈리아인 B(28)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또 이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2일 루마니아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으며 최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B씨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