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금 종류만 줄여도 경제 활력 살아난다"

입력 2023-01-20 16:27
수정 2023-01-21 01:10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소득세다.”

상대성이론으로 현대 물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세기의 천재인 그조차 국가의 세금 제도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혹은 죽은 이후까지 납세의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세금을 왜 내는지,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정책평가연구원(PERI)은 저서 <정치에 속고 세금에 울고>를 통해 세금의 역사와 종류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 왜 세금 제도는 복잡해졌고, 사람들은 세금에 불만을 갖게 됐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금은 언제나 권력자가 자기 입맛대로 쥐락펴락해왔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1696년 영국의 왕 윌리엄 3세가 도입한 ‘창문세’다. 창문 개수로 세금을 걷자 창문을 메운 건물이 속출했다는 일화다. 동양의 세금은 호랑이보다 더 무서웠다. 사자성어 가정맹호(苛政猛虎)는 3대가 호랑이에게 잡혀 먹힌 과부가 고향을 떠나지 않는 이유가 세금을 떼어가는 ‘가혹한 정치’가 없어서였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어떤 세금을 낼까. 가장 먼저 경제활동을 통해 번 돈에 과세하는 소득세(회사는 법인세)가 있다. 돈을 쓸 때는 소비세를 낸다. 재산이 늘면 재산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는 각각 국세와 지방세를 낸다. 이 밖에 보통세와 부가가치세 등 세목 수가 25가지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은 세금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세금의 크기와 가짓수는 납세자에게 부담을 주고 나아가 조세 왜곡을 야기한다. 저자들은 강조한다. “세금 수를 다섯 가지로 줄여 번영을 이끈 아우구스투스 황제처럼 세금 종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경제 활력을 북돋울 수 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