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3년여만에 CP 발행 재개...금융경색 선제적 대비

입력 2023-01-20 11:06
수정 2023-01-25 10:15
이 기사는 01월 20일 11:0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이 약 3년 3개월 만에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2018년 이후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작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경색으로 시장성 조달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 18일 만기 6개월짜리 기업어음을 발행해 300억원을 마련했다. 신세계건설이 기업어음을 발행한 건 2018년 10월 200억원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다.

작년 12월 금융기관 단기차입 한도를 기존 750억원에서 1250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시장성 조달도 재개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신세계건설은 그동안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펼쳐왔다. 작년 9월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마이너스 230억원이다. 순차입금 규모는 2017년 538억원까지 커졌지만, 이후 외부 자금 조달을 자제하면서 2021년부터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인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했다.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필요한 자금 수요를 충당해왔다. 2018년 이후 기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기 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시장성 조달이 없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2018년 이후에 단기자금을 활용할 필요가 없었기에 기업어음을 발행하지 않았다”며 “금융시장 경색에 대비해 선제적 자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번에 기업어음을 발행했다”고 말했다.

작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신세계건설의 현금흐름은 악화했다. 영업현금흐름은 3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8% 감소했다. 반면 작년 9월 말 기준 신세계건설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했지만,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공사대금이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건설이 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형 프로젝트 등을 앞두고 자본시장과 접점을 늘리는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청라와 스타필드 수원, 화성 국제테마파크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계열 건설사인 신세계건설은 해당 프로젝트를 맡아 일감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화성 국제테마파크를 추진하는 시행사 신세계 화성은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분 90%를, 신세계건설이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일감과 별개로 신세계건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골프장 등 레저 사업을 확대하면서 필요한 자금 소요도 상당할 전망이다. 신세계건설은 운영 중인 자유CC 골프 코스를 기존 18홀에서 27홀로 증설하기 위해 2026년까지 총 85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신세계건설 자기자본(2261억원)의 37.6%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세계건설은 2022년 종합건설업 시공 능력 평가 34위인 건설사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주요 시설과 민간 주거시설 등 건설사업과 골프장, 아쿠아필드 등 레저사업을 맡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이마트가 지분 42.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