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재건축 최대어 공사중단 위기…'제2 둔촌주공' 되나

입력 2023-01-19 18:28
수정 2023-01-26 18:58

서울 서초구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반포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2999가구)가 공사 중단 위기에 내몰렸다. 조합 측이 시공사와 공사비 증액을 놓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감리업체가 공사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다음달 업무 중단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제2의 둔촌주공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래미안원베일리 공사 감리업체 두 곳은 최근 조합 측에 이달까지 미납한 감리용역비 31억원을 지급하라고 통보했다. 미납금을 내지 않으면 다음달부터 현장에서 철수하겠다는 것이다. 감리를 중단하면 시공사인 삼성물산도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어 준공 지연이 불가피하다. 공사는 70%가량 진척됐다.

반포래미안원베일리는 조합 내부 분열로 시공사와 1560억원의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전임 조합장이 합의한 공사비 증액에 비상대책위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 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조합에 사업비 집행 협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조합이 사업비를 쓸 때는 시공사 동의가 필요하다.

반포래미안원베일리는 조합 내 갈등으로 지난해 9월 부조합장이 해임되고 조합장은 직무가 정지되는 내홍에 휩싸였다. 최근에는 비대위가 조합장 직무대행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조합 측은 공사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사업비 31억원을 인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공사와의 공사비 증액 현안이 풀리지 않고 있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