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버스·지하철·택시 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등이 일제히 오를 예정이다. 도시가스와 전기료 인상에 이어 다른 공공요금마저 오르면서 올해 체감물가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상이 가장 먼저 예고된 항목은 교통비다.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상당수가 교통 요금 인상을 확정했거나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택시 기본요금을 다음달 1일 오전 4시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한다.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도 오는 4월부터 300원씩 오른다.
경기도 역시 택시요금을 인상한다. 인상 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구시와 울산시는 택시 기본요금을 33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가정용을 비롯한 상수도 요금을 올렸다. 인천, 울산, 대전, 세종시 등도 상·하수도 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다. 경기, 전남, 강원은 도내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가스·전기 및 대중교통, 상하수도 등은 생활 밀접 품목이다. 생활 밀접 품목 요금이 오르면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인 5.1%를 기록했다.
통상 중앙정부는 물가 관리를 위해 지방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정부가 가스·전기요금을 올린 상황에서 지자체 권한인 지방 공공요금 조정에 관여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열린 ‘2023년 중앙·지방 현안 합동회의’에서 “올해는 공공요금이 주된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라며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 자구 노력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적으로 흡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