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사진)이 중남미 각국 정상과 독일 총리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잇달아 만난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시절 소홀했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시 가동한다는 전략이다.
18일(현지시간) CNN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 등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오는 2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제7차 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1일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 서는 것이다.
미국 이남에 있는 대부분 국가를 회원국(33개국)으로 둔 CELAC는 중남미 지역 최대 협의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남미에 온건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세력이 득세한 ‘핑크 타이드’ 시기 미주기구(OAS)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뺀 연합체 성격으로 창설됐다.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브라질 등 4개국이 특히 주도했는데, 당시 브라질 정상은 룰라 대통령이었다.
룰라 대통령의 이번 CELAC 참석은 브라질의 국제사회 복귀 성격도 띤다.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다른 회원국 정상 등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2020년부터 CELAC 참여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룰라 대통령은 또 오는 30일께 브라질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회담하는 데 이어 미국과 중국을 차례로 찾아 정상 외교를 펼친다. 그는 이날 브라질 중앙 노동조합 대표들과의 3기 정부 첫 간담회 자리에서 “다음달 10일 미국, 3월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우파 세력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묻고 싶다”며 세계 각국에서 민주주의 체제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브라질 폭동’ 사태와 관련해 규탄 입장을 밝히며 룰라 대통령을 미국에 초청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