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낙폭 줄이는 서울 집값…전셋값은 '뚝뚝'

입력 2023-01-19 14:00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로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하락 폭을 줄이고 있다. 3주 연속 하락세가 잦아들었다. 다만 매물 가격과 매수 희망 가격 간 격차가 여전히 큰 가운데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고 급매물 거래 영향으로 하락이 계속되고 있단 분석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집값은 0.35% 하락했다. 전주(-0.45%)보다 낙폭이 축소된 것이다. 1월 첫째 주(2일) 0.67% 하락해 전주(-0.74%)보다 낙폭을 줄인 서울 집값은 둘째 주(9일)에도 0.45% 내리면서 직전 주보다 하락세가 더 완화했다.

낙폭이 줄어드는 이유는 정부가 내놓은 ‘1·3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정부는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방안을 내놓으면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각종 세금, 대출, 청약, 거래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는 0.12% 내리면서 서울 전역에서 가장 적은 하락 폭을 보였다. 성동구도 0.18% 하락하면서 0.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동작구(-0.22%) △송파구(-0.25%) 등도 0.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하락 폭을 기운 곳도 있다. 강동구는 이번 주 0.44% 하락해 전주(-0.33%)보다 0.11%포인트 내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84㎡는 지난 9일 10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 면적대는 지난해 16억원(6월)까지 거래된 곳이다. 작년 최고가보다 5억4000만원 급락했다.

고덕동에 있는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 전용 84㎡도 지난 5일 10억8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4억9600만원(8월)에 최고가를 기록했던 면적대다. 최고가 대비 4억1600만원 하락했다.

강남구도 0.25% 내려 전주(-0.2%)보다 낙폭을 더 키웠다.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개포주공7단지’ 전용 83㎡는 지난 3일 20억원에 팔렸다. 2년 만의 첫 거래로 마지막 거래는 2021년 8월에 거래된 28억원이다. 마지막 거래보다 8억원 내렸다. 2021년 최고가인 28억7000만원보단 8억7000만원 떨어졌다. 대치동에 있는 ‘한보미도맨션2’ 전용 126㎡도 지난 5일 30억원에 거래됐다. 마지막 거래인 지난해 7월 38억원보다 8억원 내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급매물이 간헐적으로 거래되면서 하락세가 유지 중"이라면서 "다만 일부 시장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하락 폭을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매 가격은 낙폭을 줄이고 있지만 전셋값은 오히려 더 내렸다. 서울 전셋값은 이번 주 1.11% 떨어져 전주(-1.05%)보다 낙폭이 커졌다.

강북지역에선 용산구가 1.23% 하락했다. 문배동과 이촌동, 서빙고동에 있는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내렸다. 도봉구(-1.19%)는 도봉동과 쌍문동, 창동에 있는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노원구(-1.14%)는 중계동과 월계동, 상계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내렸다.

강남지역에선 양천구(-1.59%) 낙폭이 두드러졌다. 목동과 신정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빠졌다. 강남구(-1.33%)는 압구정 재건축 단지와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대치동, 역삼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세 물건이 쌓여 있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고 지역별 입주 예정 물량이 늘어나는 등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 등도 전셋값을 끌어내렸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