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은 20일부터 연말까지 출동부터 병원 이송까지 의사가 헬기에 탑승해 중증 응급환자의 초기 진단 및 전문 응급치료를 시행’하는 소방 응급의료헬기를 시범 운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도입되는 소방 응급의료헬기는 현행 운영중인 ‘응급의료헬기’와 '닥터헬기'와의 약점을 보완했다. 먼저 응급의료헬기는 국방부·보건복지부·경찰청·해양경찰청·소방청·산림청이 운영하는 헬리콥터로, 의료인과 응급구조사가 탑승해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역할을 한다. 닥터헬기는 의사가 탑승해 응급환자 항공 이송을 전담한다. 응급의료헬기 중에 전국 8개 거점병원(경기·인천·강원·충남·경북·전북·전남·제주 1곳씩)별로 의료팀을 꾸려 출동하는 보건복지부 헬기만 이에 해당된다.
그러다 보니 중증 응급환자 발생시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중증 응급환자 발생으로 인해 119 신고가 접수되면, 소방 119상황실은 환자 증상을 확인 후 119구급대를 먼저 출동시킨다. 119구급대는 현장에 나가 환자 상태 및 상황을 확인 후 필요시 헬기를 요청한다. 헬기 요청을 받은 소방청 항공운항관제실은‘범부처 응급의료헬기 공동운영 규정’에 따라 중증외상·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 응급환자에 대해서는 닥터헬기를 우선적으로 출동시키는 체계다.
소방청은 "현재 닥터헬기는 일출부터 일몰까지만 운행할 수 있고, 소방 응급의료헬기 인접 지역에서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규정에 따라 상대적으로 더 멀리 있는 닥터헬기가 먼저 출동하게 돼 있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며 "이에 소방청 차원에서 응급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한 항공 이송체계 개선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도입된 소방 응급의료헬기는 주·야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활동 거리도 최대 400㎞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119구급대와 헬기 연계가 필요한 경우 소방의 일원화된 출동 지령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 119특수구조대(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에 보유 중인 소방 응급의료헬기 1대를 ‘의사가 탑승하는 119Hel-EMS 헬기’로 지정하고 닥터헬기 거점병원이 없는 경기도 지역 일대의 중증 응급환자에게 출동-응급진료-병원 이송까지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헬기 출동대상은 4대 중증 응급환자(심정지, 심·뇌혈관, 중증외상) 및 병원 간 전원 환자 중 헬기 이송이 필요한 환자이다. 이송비용은 닥터헬기와 동일하게 무료이다.
119Heli-EMS 헬기에 탑승하는 의사는 소방청과 협력 맺은 서울대학교병원·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외과·화상전문의들 20명으로 구성된다. 중증 응급환자 및 병원 간 전원 건 발생 시 헬기가 협력 병원을 경유해 의사를 탑승시켜 현장으로 출동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헬기는 중앙119구조본부 대형헬기 1대가 응급의료 출동에만 전담 가동된다. 지정 헬기가 운항되지 못할 시 서울 및 경기 항공대 헬기 각 1대가 대체 헬기로 운용될 예정이다.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는“이번 119Heli-EMS 시범사업 운영으로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한 지역으로 소방헬기가 119구급대처럼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는 하늘길 출동체계가 열린 것”이라며 “24시간 출동체계가 구축된 소방헬기의 장점들을 살려, 한 명의 중증 응급환자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