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에는 전국적으로 맑은 날씨 속에 한파가 예고돼 있다. 중국 북부지방에서 온 찬 대륙고기압이 설 연휴 내내 한국에 머물면서 연휴 막바지엔 ‘시베리아급’ 맹추위가 찾아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설 연휴 시작인 21, 22일은 전국적으로 화창한 하늘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포함해 강원, 충청, 경상 등의 지역에선 강수 확률이 매우 낮다. 다만 제주도 등엔 구름이 다소 있겠고 지역에 따라 눈이 오는 곳도 있겠다.
1월 초 이상고온 현상으로 포근한 겨울 날씨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설 연휴에는 내내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아침 기온은 -14~0도, 낮 기온은 -2~6도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 북부지방에서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찬 대륙고기압이 한파의 원인”이라며 “1월 말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설 연휴 막바지인 23, 24일엔 더 추워진다. 아침 기온은 -17~-1도, 낮 기온은 -9~5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평년보다 4~7도가량 낮다. 23일엔 전국이 맑겠지만 호남과 제주 지역은 흐릴 것으로 전망된다. 24일엔 호남 지역엔 눈이, 제주 지역엔 비 또는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설 연휴 동안 전국 공기 질은 점차 나빠질 전망이다. 다만 18일부터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대기가 정체되면서 한반도 중서부 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겠다. 대기 정체가 이어지며 20일 서울·경기 남부·세종·충북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음’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21~22일은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축적돼 21일 대구, 22일 충북·대구 등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음’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와 함께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아 교통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5일 밤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전날 내린 눈이 얼어붙으며 만들어진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44중 연쇄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도로가 수분을 머금은 상태에서 결빙될 때 나타나는 블랙아이스 현상이 사고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의 빙판이 눈에 보이지 않는 특정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블랙아이스 현상은 비가 온 직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빗방울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