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주이란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이란 통신사 ISNA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레자 나자피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윤강현 한국 대사를 만나 윤 대통령의 'UAE 적은 이런' 발언을 강력히 항의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나자피 차관이 윤 대사를 만나 이란이 걸프 지역 국가 대다수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나자피 차관은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우호적 관계를 방해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즉각적으로 해명하고 입장을 정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 나자피 차관은 이란 금융자산을 차단하는 등 한국의 비우호적 행동과 관련 "분쟁 해결을 위해 유효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한국 대통령이 최근 핵무기 제조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했다면서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위배된다며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 대사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과 UAE 또는 한국과의 관계와는 무관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 순방 중 아크부대를 찾아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면서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