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테슬라 전기차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요 배터리 납품처인 LG에너지솔루션이 미소를 짓고 있다. 테슬라가 지난달부터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가를 최대 20% 낮추는 ‘폭탄 세일’에 들어가면서 배터리 납품량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 6일 중국 시장에서 가격을 최대 13.5% 인하하자, 각 지역의 대리점엔 저녁 늦은 시간까지 방문과 구매 문의가 밀려들고 있다. 중국 자오상은행은 9~15일 테슬라의 보험 등록 건수가 1만265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주(2~8일) 2110건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급증했다. 9~15일 중국 전체 신에너지차(NEV) 주문량이 전년 동기보다 36.5%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증가율이 두 배를 넘는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일보다 7.43% 급등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도 테슬라를 따라 모든 모델 가격을 10~12.5% 인하하며 ‘치킨게임’에 동참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 주문 대수가 급증하고 있어 배터리 납품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18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코스피지수가 0.47% 하락한 상황에서도 전일과 같은 4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중국에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 중인 CATL과 미국 파트너인 파나소닉 주가도 이날 동반 상승했다.
차값 인하를 이유로 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 단가를 낮춰달라는 요구는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계약 물량은 단가를 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향후 계약분에 대해선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이 배터리를 납품할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 전기트럭 ‘세미’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배터리 공급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미 1대에는 모델Y보다 약 10배 많은 배터리가 장착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