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 직격탄…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 깨졌다

입력 2023-01-17 17:58
수정 2023-01-18 02:04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이 1년 만에 뒷걸음질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성장이 부진한 데다 원화 가치가 대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2021년 처음 돌파한 3만5000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전년보다 9%가량 줄어든 3만2000달러 안팎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이다.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파악할 때 활용되는 지표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꺾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장 큰 이유는 원화 가치 급락이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년 대비 12.9% 급등했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인당 국민소득은 달러화로 표시하기 때문에 환율 등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인당 국민소득을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인 실질 경제성장률도 전년(4.1%)보다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6%를 기록했을 것으로 봤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를 고려하더라도 원화 가치 하락폭을 상쇄하지 못한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21년 처음으로 3만5000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19 기저효과로 경제성장률이 양호했고, 원화 가치도 오른 영향이 컸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처음 넘어선 때는 2017년(3만1734달러)이다. 이듬해(3만3563달러)까지 증가했지만, 2019년(3만2204달러)과 2020년(3만2004달러)에는 2년 연속 감소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