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새해 들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달아 만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권의 역할을 당부하고 애로사항을 듣는 등 시장과 소통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 원장은 17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여신금융협회 신년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신용카드·캐피털사 대표 등을 만났다. 이 원장은 “유동성 및 신용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위기대응 능력을 확보해 달라”며 “서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 등 사회적 책무도 다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일부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최근 서민 대출 취급을 중단한 점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부수업무 확대 등 전통 금융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은행장들과의 만남도 이어간다. 이 원장은 이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등 인터넷 전문은행 CEO 3명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18일엔 시중은행 17곳의 행장 및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간담회를 연다. 복합 위기 속에서 금융권 ‘맏형’인 은행의 역할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은 전날 가상자산 관련 금융 리스크 점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최근 40년 동안 보기 어려웠던, 이자 상승 등이 이어진 비상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이익의 3분의 2를 주주 환원과 성과급에 쓴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은 금융 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은행장들을 향해 사실상 대출금리를 내려달라는 메시지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지난 13일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8명을 만나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26일엔 보험사 대표들과의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