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여권 주류가 나경원 전 의원을 투사로 만들고 있다"면서 "제가 나 전 의원이었으면 출마한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윤 전 장관은 KBS 라디오 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국민의 힘 내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나 전 의원을 '반윤(반윤석열)'이라고 비판하는 것을 두고 "오히려 나 전 의원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저도 나 전 의원을 조금 아는데 투사형은 아니다"라면서 "그런데 왜 자꾸 저렇게 투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납득이 안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전 장관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나 전 의원을 두고 '반윤 우두머리'라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에 나섰다.
그는 "우두머리라면 세력이 있다는 말인데 혼자 무슨 우두머리를 하느냐"면서 "아니면 벌써 당내에 반윤 세력이 생겼다는 것인데, 그럼 대통령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말 아니냐"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지금 상황에선 나 전 의원이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출마해야 한다"면서 "여기서 출마 하지 않으면 정말 정치적으로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술핵 배치' 등 연일 논란이 되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지적했다. 그는 "전술핵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가 아닌데 어떻게 수습하려고 막말을 내지르듯 하냐"면서 "대통령의 말은 국민들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전달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소환 행보에 대해서는 "조언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도 "(검찰이) 소환할 때마다 가라. 본인이 결백하면 당당하게 임할 수 있다는 말인데, 왜 못 가느냐"고 비판했다.
'보수의 책사'란 별칭을 가진 윤 전 장관은 여야, 이념의 경계를 넘나들어 개혁적 보수 또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와 청와대를 거친 그는 김영삼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와 총선을 치렀고,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거쳐 2012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국민통합공동위원장을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