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증권사, 목표가 한 번에 꺾었다…해성디에스에 무슨 일이

입력 2023-01-17 12:22
수정 2023-01-17 12:23

해성디에스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실적 공개 후 대부분의 증권사가 해성디에스의 목표주가를 낮췄으며, 일부는 사실상 '매도'로 불리는 투자의견을 '중립'을 제시했다.

17일 오전 11시 43분 기준 해성디에스는 전일 대비 3050원(7.04%) 내린 4만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7.1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연초부터 전날까지 20.78% 급등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해성디에스는 반도체 리드프레임을 생산하는 업체다. 리드프레임은 전선(리드)과 반도체 패키지를 기판에 고정하는 버팀대 역할을 한다.

문제는 전날 장 마감 직전 해성디에스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해성디에스는 작년 4분기 매출액 1992억원, 영업이익 4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2%, 22.3% 줄었다.

실적 발표 후 5개의 증권사 목표가를 일제히 내렸다. 하나증권(8만9000→7만원), 유진투자증권(6만4000→5만9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6만3000→5만5000원), 메리츠증권(6만6000→5만3000원), 삼성증권(6만5000→5만원) 등이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추정치를 밑돈 데다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줄어 올해도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삼성증권은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이 증권사 임은영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해성디에스의 모든 사업 부문의 매출액이 직전 분기보다 줄었다"며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를 하향하며 목표주가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남대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출하량이 감소하며 ASP(평균판매단가)도 큰 폭으로 줄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메모리 반도체의 부진한 수요가 해성디에스에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올해 실적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리드프레임의 원자재인 구리의 가격이 떨어져 판가도 하락할 수 있다"며 "해성디에스는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5%로 높기에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피해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목표가 하향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증권가 의견이다. 해성디에스의 시설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해성디에스는 전날 반도체 제조용 기계장치를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3185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108.22%에 해당한다. 투자 기간은 2025년 10월 31일까지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22% 낮췄지만, 여전히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58배에 불과해 투자 매력이 있다"며 "시설 투자 계획도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해성디에스는 해외 경쟁사보다 낮은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시설 증설을 통해 리드프레임의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고 봤다. 양 연구원은 해성디에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5.9배로 경쟁사 CWTC(9.9배)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