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플랫폼 업체들이 앞다퉈 항공권 출혈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여기어때가 ‘반값 항공권’을 들고 나오더니, 마이리얼트립은 한발 더 나가 ‘국내 최저가 티켓 판매’ 승부수를 걸었다.
여기어때는 특정 요일마다 항공권을 특가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 11월 진행한 일본 후쿠오카 항공권은 최대 60% 할인한 9만원대(왕복)에 내놓았다. 지난 12월 해외항공권 거래액은 9월과 비교해 약 950% 이상 증가하면서 티켓 시장 점유율 1위 하나투어를 위협하기도 했다. 지난 9월부터는 상시적으로 베트남을 시작으로 비행시간이 짧은 근거리 여행지역인 △일본 △태국의 해외 항공권과 숙소를 결합한 상품을 최대 70% 할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430만명이 쓰는 앱의 경쟁력을 앞세워 주요 항공사들과 합리적인 티켓 가격을 협의하고 있다”며 “저렴한 항공권으로 여행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도 지난해 12월 ‘특가 스캐너’를 앞세워 초저가 항공권 경쟁에 가세했다. 국내에 존재하는 모든 항공권 특별가격을 한눈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일반 가격검색 사이트에서 나오지 않는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의 특가까지 모아서 보여준다.
여행플랫폼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티켓 할인 경쟁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이용자들이 여행을 떠나야만 여행앱이 활성화 되기 때문이다. 여기어때나 마이리얼트립과 같은 여행앱은 월간 이용자수(MAU) 대비 하루 이용자수(DAU)는 현저히 낮다. 여행을 계획할 때만 잠깐씩 이용하는 이용자들을 계속 앱에 머물게 하는 것이 여행 플랫폼들의 당면 과제다.
여행 트렌드가 바뀐 것도 영향이 크다. 2030세대들은 항공권은 최대한 저렴하게 사지만, 여행지에서 즐기는 미식과 액티비티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여행 플랫폼들은 항공권 할인으로 발생한 손해는 숙박이나 △렌트카 △여행자보험 △레저 액티비티 상품 판매로 연계해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후발주자들이 기존 대형 여행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항공권 시장을 꽉 잡아야만 여행 플랫폼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