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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실질 임금 감소와 고용 위축 가능성, 은퇴 후 재정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미래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자들이 경제에 불안을 느끼는 이유를 네 가지로 제시했다. 첫 번째는 실질임금 상승률 둔화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명목 임금이 올랐지만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면서 실질 임금은 줄었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의 실질 임금은 지난해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0.9% 줄었다. 21세기 들어 처음 발생한 일이다. 중국을 제외하고 산출한 세계 실질 임금은 1.4% 감소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선진국에서는 실질 임금이 2.2% 줄었다.
두 번째는 노동시장 위축 가능성이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196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3.5%에 머무는 등 각국의 노동 수요가 아직은 견조하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의 긴축 정책 여파로 노동시장이 침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 번째는 불안한 은퇴다. 미국 은행 나틱시스에 따르면 작년은 세계적으로 최악의 은퇴 시기였다. 물가 상승에 따른 은퇴자들의 재정 압박과 고령화에 따른 연금 고갈 우려 때문이다.
WSJ는 마지막으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에서 개인의 불안이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는 데 주목했다. 갤럽이 경제에 대한 미국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마이너스 39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1992년 조사 이후 긍정과 부정이 균형을 이루는 0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다만 WSJ는 세계 각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는 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6.5%로, 14개월 만에 최소폭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실질 임금이 오르는 등 소비자 심리를 짓누르는 악재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