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17일부터 최고 0.05%포인트 내린다.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1개월 만에 하락해서다. 하지만 하락폭이 작고 신잔액 코픽스는 오히려 상승해 대출자가 느끼는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4.29%로 11월(4.34%)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가 전달보다 내린 것은 작년 1월 후 처음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평균 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의 금리가 반영된다. 예·적금 금리 반영 비중이 80%로 가장 높다. 작년 11월 중순까지 연 5%를 넘겼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 이후 12월 연 4%대로 내려왔고, 이달엔 연 3%대까지 밀려나면서 은행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7일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낮아진다. 우리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6.41~7.41%에서 연 6.36~7.36%로 내린다. 농협은행도 연 5.98~7.08%로 최고 금리가 연 7%대 초반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등을 포함해 신규 취급액 코픽스보다 금리 변동분이 늦게 반영되는 신잔액 코픽스는 2.92%로 11월(2.65%)보다 0.27%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 6월 신잔액 코픽스 도입 이후 최고치다. 국민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신잔액 코픽스 연동)는 연 5.35~6.75%에서 연 5.62~7.02%로 오른다. 신규 취급액에 비해 여전히 금리는 낮지만 격차가 좁혀졌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소폭 내렸지만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은 최근 2년 새 크게 늘었다. 연 3% 금리로 5억원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원리금 균등상환)을 받았다면 월 이자액은 210만원에서 310만원으로 100만원 늘어났다. 연간 이자 부담 증가액은 1200만원에 이른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