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육회집을 운영하는 여성 사장이 보증금과 월세 인상을 요구하는 건물주에게 분노해 가게 앞에서 나체로 흉기를 든 채 시위를 벌인 사연을 한 유튜버가 전했다.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명탐정 카라큘라'에는 '강남역 육회집 여사장 나체 할복 사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육회집을 운영하는 A씨는 가게 앞에 알몸으로 흉기를 든 채 억울함을 호소했다. 가게 간판 아래에는 '코로나 시기에 보증금 150%, 월세 40% 인상을 요구하는 건물주를 대한민국에 고발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당시 한 손에 흉기를 든 A씨는 상처가 난 듯 복부에 빨간 액체가 묻어 있었다. 주변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3명이 함께 있었다.
A씨는 모여든 사람들 앞에서 "건물주가 보증금 150%, 월세 40%를 올렸다. 옆에 가게도 제 것이었는데 코로나 때 쫓겨났다"고 소리쳤다.
이어 그는 "이런 악덕 건물주들 다 XX해버릴 테니 다 오라고 해라"고 말하면서 입에 흉기를 물었다. 곧이어 출동한 경찰이 "칼 내려놔요"라고 말하면서 A씨를 제압해 상황은 일단락됐다.
A씨는 '명탐정 카라큘라'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보증금은 6000만원이었고 월세는 680만원이었다"며 "건물주가 코로나 시기에 계약 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보증금은 1억5000만원, 월세는 1000만원으로 올리겠다더라"라며 시위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옆에 있는 김밥집도 원래 내 거였는데 보증금이랑 월세를 올리겠다고 하더라. 당시 코로나 시기여서 5억원의 손해를 보면서 나왔다"며 "육회집은 코로나 때문에 2년간 장사도 못했는데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앉은 자리에서 10억원을 날리게 생겼다. 오죽하면 이렇게 벗고 나서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건물에다가 석유도 뿌렸다. 건물 다 불태우고 나도 극단적 선택하려 했었다"며 "건물주는 대화가 안 된다. 찾아가 보고 편지도 보내봤는데 다 소용없었다"고 한탄했다.
A씨는 건물주가 상속 후 과거와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10년간은 건물주와 사이가 좋았다며 "아들한테 51%를 상속하더라. 그다음부터 이상해졌다"고 말했다.
유튜버 '명탐정 카라큘라'는 "명도 소송에 패소한 사장에게 강제 퇴거 명령 같은 것을 집행하기 위해 법원 집행관이 방문하자 격분해서 난동 부린 것으로 추정된다. 육회집이 장사한 지 10년 정도 됐는데, 법적으로 부여받을 수 있는 임차 기간(임대차보호법)을 다 쓴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임대인 입장에서는 주변 시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임차인 기간이 모두 끝났으니 계약을 종료하고 새로운 세입자를 맡기 위해 보증금과 월세를 내걸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코로나19 때 장사도 못 했는데 임대료는 꼬박꼬박 내서 손해가 막심한 상황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이제야 손해를 메꾸고 있는데 갑자기 나가라는 취지로 보증금과 월세를 올리고 명도 소송 진행하고 패소까지 해서 꼼짝없이 나가게 생겼다. 두 입장이 상충하는 과정에서 이런 시위가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